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세요...?(1)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세요...? 문학홍대병으로 인해 대중픽으로 일컬어지는 작가들의 작품을 피해오던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도전하며 나를 스친 생각들에 대해 적어 보련다. (줄거리 등 스포를 최대한으로 지양했다) 1. 하루키를 기피하던 이유 내가 본격적으로 읽기 전부터,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미 알고 있던 작가였다. 청소년기의 나는 '어른 소설'과 '내가 읽는 소설'을 구분했다. 어른 소설은 표지에서부터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2010년대의 일입니다) 지금은 워낙 휘황찬란한 책들이 많이 나오지만, 라떼는 아니었다. 그래도 서점에 갈 때마다 매대에 놓인 어른 소설들을 구경하곤 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늘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었다. 이름만 알고 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이미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누군가 책을 읽으라고 권할 때마다 눈앞에 있는 그를 피해 다른 책을 골라 읽었다. 그리고 수년이 시간이 지나 나는 한국 문학에 빠져들었고 자의식 과잉의 독자가 되어 문학 홍대병에 걸렸다. 문학 홍대병에 걸리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것이 일종의 '간지 부족'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루키의 책은 문학도(편의상 이 같은 표현을 썼다)와 비전공자가 두루 읽는다는 점에서 대중성을 갖고 있다. 대중성은 곧 '간지 부족' 상태에 봉착하는데, 소수의 문학도들끼리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기가 불가능하며 언제든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나의 '고급 독자적 감상'에 참견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선다. '나'만 읽은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읽었다는 사실. 다시 말해 문학 홍대병이란 "대중들이 미처 모르는 멋진 책만 골라 있는 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읽는 특별한 나"를 말한다. 유일하게 빛나는 마이너 추구하기 위해 대중성을 의도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떤 선배가 내게 "야 문학 자체가 이미 마이너야...